Ask me something
방금 코미디 프로에서 어떤 사람이,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는 행운을 얻는다면, 이라고 말했다. 나는 잠깐 그것은 행운이었나 생각했다.
오늘 나는 인간에 대해 생각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가령 옆집에 사는 다운증후군 아이는 인간으로서
어떤 결격사유가 있는가
그날은 그해의 가장 추운 날이었다
겨울이었고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가 보니
그 아이가 서 있었다
죽은 새 한 마리를 들고늘 집에 갇혀 지내는 아이가 어디서
직박구리를 발견했는지는 모른다
새는 이미 굳어 있었고 얼어 있었다
아이는 어늘한 목소리로 부탁했다
뜰에다 새를 묻어 달라고
자기 집에는 그럴 만한 장소가 없다고그리고 아이는 떠났다 경직된
새와 나를 남겨 두고 독백처럼
러시아의 숲에서 모닥불을 피웠다. 통나무들이 통째로 뉘여져 타닥타닥 불꽃을 만들어 높고 얇은 침엽수들 사이로 작은 씨앗들을날려 보냈다.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봄밤 흩날리는 벚꽃잎 같았다. 나도 모르게 잡아보려 손을 내밀었는데 막상 손에 들어오려는 순간 손을 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황급히 손을 빼고 사라져가는 불씨를 망연히 바라보았다.
그때 내가 놓친 건 그저 곧 사그라들 불씨였을까, 아니면 사랑이었을까
나는 이따금 저어만치 멀리 떨어져 너를 본다.
한 걸음, 두 걸음. 또 한 걸음.
한 발 한 발 찬찬히 뒷걸음질.
멀리서 번져있는 너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웃고 있나, 울고 있나,
우울한 날이 계속 되었다. 그 우울함은 바닥에 내려 앉을 만큼 낮게 깔리지는 못하고 언젠가 보았던 그 허연 안개 처럼, 아침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듯 끊임없이 새어나와 흘러 갔다. 좋아하는 밴드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켰다. 이런저런 시덥잖은 이야기들이 오가고, 몇곡의 노래가 흘러 나왔다. 마지막 노래를 들을 때, 나는 수영장 바닥에 닿을 듯이 가라앉았다. 숨이 차올라서, 당장이라도 물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 더 머무르고 싶다. 가능하면 더 깊이 가라 앉고 싶고, 가능하면 이대로 더 멀리 가고 싶다.
사방이 시퍼렇게 일렁인다.